가난이 일상화되고 대물림되는 이유가 궁금했다.
EBS의 '길 위의 인생'과 OBS의 '세계의 극한 직업'을 자주 본다. 세계 곳곳에서 고달픈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지만 두 프로의 관점은 좀 갈린다. 길 위의 인생이 개인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다면 '세계의 극한 직업'은 국가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관점을 갖게 한다.












국가는 한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아프리카와 중동지역 그리고 남미의 여러 나라를 보면 알 수 있다. 각 나라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국방, 경제, 사회, 행정, 사법 등의 부분이 제 기능을 못하거나 상실돼 있다. 즉, 군부 독재이거나, 무정부 상태로 내전 중이거나, 좌파와 우파 간의 다툼으로 혼란스럽거나... 거의 무법천지나 다름없다. 그래서 국민들은 앞다퉈 자신의 나라를 탈출(?) 하여 다른 나라로 가기 위해 생명을 담보하기도 한다.
이런 나라들은 밥벌이할 수 있는 변변한 기업이 없고 필요한 물품을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치솟는 물가로 인해 개인적인 시간의 대부분을 생필품 구하기와 물물거래를 위해 사용하다 보니 미래를 계획할 수도 없고 소박한 꿈도 못 꾸는 절망 속에서 암담한 생활을 이어간다. 치안이 엉망이라 체면이고 양심이고 도덕이고가 필요 없다. 남에게 해코지 당하지 않으려면 항상 긴장해야 하고 남을 믿어서도 안 된다. 그러니 신뢰가 형성될 수 없고 불신과 의심이 일반화되고 사회는 차갑게 얼어붙고 밖에 나와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자유가 제한된다. 교도소와 다를 바 없다.
'세계의 극한 직업'을 보고 나면 현재 우리나라의 치안과 경제 상황을 무척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래서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고 또 "감사하며 살아야지"란 생각을 해보지만 한편으로 가난한 나라는 무슨 이유로 그럴 수밖에 없는지를 생각해 본다. 이런 물음은 철이 들면서 생긴 것이지만 한동안 그 이유와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백과사전에 나오는 것도 아니고 또 누구한테 물어보기에도 민망한 질문이었다. 그 후 책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답은 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찜찜한 기분은 어쩔 수 없다. 상당 부분 복불복(운)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총 균 쇠'에서 현대 문명의 발전과 부흥의 원인을 지리 또는 지형적인 차이라고 잘라 말했다. 문명이 발전하려면 사람들이 이동하면서 문물과 정보를 교환해야 하는데 가로축으로 같은 위도에 위치한 나라들이 유리하다는 거다. 그러니까 유럽과 아시아는 비슷한 위도(수평)에 위치해 있어 이동과 정보교환이 유리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아프리카, 인도, 남아메리카)은 사람과 물류의 이동을 저해하여 발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가로축의 실크로드가 괜히 있었던 것이 아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동쪽 맨 끝에 있다. 문명과 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지리적 요인 하나로 퉁치기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어느 정도 수긍은 간다.
그런가 하면 '대런 애스모글루'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조건으로 포용적인 경제.정치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즉, 시스템과 체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개인의 선택을 중요시하고 사유재산의 획득을 장려하는 열린 정치 체제와 열린 경제 체제가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체제는 이슬람 국가보다는 기독교 국가가, 독재 국가보다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더 잘 작동한다.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 한국은 열린 사회이고 민주국가라는 사실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르는 차이에 대해 좌승희는 '진화를 넘어 차별화로'에서 개인의 욕망을 최대로 끌러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고 또 그 성공의 열망을 국민들에게 불어 넣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박정희 대통령과 싱가포르의 이광요 수상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불운과 행운을 모두 체험한 나라라고 할만하다.
좋은 국가가 좋은 국민을 만드는가? 아니면 좋은 국민이 좋은 국가를 갖는가? 요즘은 국민 개개인의 자질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국가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바라기 전에,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라"라는 케네디 대통령을 말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즉, 자신의 맡은 바 소임을 다 하라는 얘기다. 각자 맡은 일을 꾀부리지 않고 묵묵히 할 때 위대한 나라의 위대한 국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삶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구에겐 행운지만, 누구에겐 불운이다. 잘 살고 못 사는 것이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은 아니지만 그렇더라도 가난한 사람들의 고단한 삶에 안타까움과 탄식이 쏟아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마쓰시다 고노스케처럼 3가지 불운을 3가지 행운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가난은 궁핍하다는 이유 외에도 개인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긴다. 개인의 자존감을 낮추고 자유를 구속 당한다. 빈곤과 가난은 다른 사람이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 본인이 먼저 스스로 깨우치고(?) 스스로 정신적 자해(?)를 하고 스스로 마음을 닫게 만든다. 어느 나라에 사느냐에 따라 절대적 빈곤이 있고 상대적 빈곤이 있다고 하지만 상대적 빈곤이 더 견디기 쉬운 건 아니다.
2000년 대에 들어서면서 빈부 격차가 더 벌어졌다.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고 부자는 더 부자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동의 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들어섰기 때문이고, 승자가 모든 걸 독식하는 시스템이 문제고, 계층별 교육의 질이 다르기 때문이고, 금수저(흙수저)로 태어난 때문이고... 사람 수만큼 이유가 있고 원인은 다양하다.
인간사 모든 문제가 그렇다. 나의 문제인지 너의 문제인지 가리려고 하면 미로 속에 갇힌다. 이럴 땐 비풍비번(바람이 움직인 것도, 깃발이 움직인 것도 아니다. 다만 마음이 움직인 것이다) 육조 혜능의 지혜가 필요하다. 내가 이렇게 사는 건 너 때문도 아니고 또 나의 잘못도 아니다. 다만, 마음이 만들어낸 괴로움이다.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없고 의미를 부여할 이유도 없다. 잘못된 질문에 빠져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자. 각자 주어진 운명 앞에 무릎 꿇지 않고 열심히 살아내면 된다. 운명을 필연이라고 생각하면 자못 심각한 것이 되지만 운명을 우연으로 생각하면 가볍게 살수 있다.
가난한 자와 부자를 나누고 또 가난한 자는 이래서 가난하고, 부자는 이래서 부자라는 원인을 진단하고 그 원인과 결과에서 인과관계를 찾는 일은 이제 그만하자. 큰 불편함 없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면 부자는 의미가 없다. 극빈층만 아니라면 불편함은 돈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마음의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문제를 스스로 만드는 셈이다.
(젊었을 때는 우상을 숭배하고, 멘토를 받들고, 스승을 찾아다녔지만) 오 십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우러러보는 누군가가 있으면 자신이 초라해지고 정신적으로 가난해진다. 우상을 파괴하고 신을 보내버린 망치의 철학자 니체의 말마따나 스스로 초인이 되어야 한다. 또 소유하고자 하는 무언가가 있으면 생활이 가난해진다. 소유하는 삶 대신 존재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해 보자. 우리 세대는 아버지 세대, 할아버지 세대 보다 존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오감 등의 신체 능력과 이성과 감수성을 최대한 동원해서 존재함으로써 느낄 수 있는 감사함, 만족감, 행복감 등을 고양시켜야 한다.
젊은이의 특권이 분노, 반항, 거부하는 몸짓이라면 50대의 덕목은 긍정이어야 한다. 생활이 자꾸만 뒷걸음질 치고 있다면 분노의 소모적인 에너지 대신 긍정의 생산적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인생이 50대로 접어들면 이젠 어느 정도 감이 온다. 발버둥(?) 친다고 달라질 게 별로 없다는 사실을. 해야 할 것보다 해서는 안 될 것에 집중하자. 한 번 삐끗하면 낭떠러지다.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고, 누군가를 쫓지 말고, 분수껏 살다 조용히(?) 가자.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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