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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마블, 블루마블로 아이 경제교육하기

by 마우스클릭 2022.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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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마불로 아이 경제교육하기

안녕하세요.

신사람입니다.

투자를 바라보는 관점은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과 참 닮았다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주변 일상에서 투자의 영감을 받고자 노력합니다.

주로 미술작품의 영향을 많이 받고, 최근에는 사진전을 즐겨 봅니다.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이 바라본 시간에 대한 관점이 참 재밌고요, 무표정한 비비안 마이어가 담아낸 세상의 표정을 보는 즐거움도 느낍니다.

이렇듯 주변의 일상에서 투자의 영감을 얻는 기쁨이 큰데요, 오늘은 부루마불로 자녀 경제교육을 하는 분을 보니 또 반갑습니다.

부루마불(Blue Marble)은 우주 속에서 빛나는 푸르른 구슬 모양의 지구를 말합니다.

세계 유명지를 여행하면서 호텔, 빌딩, 별장 등을 구매하고 최후까지 살아남는 플레이어가 이기는 게임입니다.

지금의 3~50대가 이 게임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했던 기억이 납니다.

주사위를 던져서 나온 숫자만큼 말을 옮기는 단순한 게임이라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단순한 게임임에도 수많은 전략이 존재하고, 또 자본주의의 원리가 녹아 있다는 점도 매력이겠지요.

부모가 아이들과 같이 게임을 한다면, 자본주의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좋은 장이 될 겁니다.

아이에게 자본주의를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라면, 저는 독자분들께 아래의 조금 독특한 방법을 제안해 봅니다.

오늘 글은 투자에 관한 글은 아닙니다.

부루마불을 즐겁게 플레이하면서 아이의 경제교육도 겸하는 방법을 끄적여 봅니다.

가볍게 읽어 주십시오.

1. 첫 바퀴

부루마불은 후반부로 갈수록 화폐, 정확히는 통화량이 증가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땅과 호텔(혹은 빌딩, 별장)이라는 재화는 한정되어 있지만, 일부 황금열쇠와 한 바퀴 돌면 은행으로부터 받는 월급을 통해 유동성이 무한히 공급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경기에 임하게 됩니다.

따라서 처음 부루마불을 시작할 때, 경험적으로 우리가 첫 바퀴에 닥치는 대로 땅을 사고 호텔을 짓는 모습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마켓 플레이어가 원자재 및 실물 자산에 베팅하는 모습을 크게 닮아 있답니다.

아이에게 처음에 왜 빈 땅을 부지런히 사는지 문답하는 것으로 자본주의 교육은 시작됩니다.

2. 중반부

게임의 중반부가 되면 빈 땅이 거의 다 사라지고, 대부분의 땅에는 호텔 내지는 빌딩이 들어서 있게 됩니다.

이 시기에 보유자산이 적은 아이 중 일부는 3회 쉴 수 있는 무인도를 자발적으로 선택하기도 한답니다.

이때 아이에게 이 상황에서 무인도에서 쉬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또 쉬는 것 외에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간단히 설명해 주면 좋겠습니다.

땅은 유한하고, 인플레이션은 계속됩니다.

기동력이 중요한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스스로 두 발을 묶으면 훗날 자신에게 어떤 청구서가 등장하는지 스스로 경험하게 될 겁니다.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시간을 낚다간 스스로가 먹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 아이가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또다른 선택지를 고르는 아이도 등장합니다.

바로 웃돈을 제시하며 다른 플레이어에게 부동산 거래를 제안하는 친구랍니다.

이 아이는 떡잎부터 타고난 투자자일 겁니다.

아이에게 이 웃돈이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유한자원에 대한 프리미엄이라는 점을 가르쳐 주면 좋겠습니다.

즉,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환경에서는 프리미엄을 주더라도 최대한 빨리 실물 자산을 매입하는 것이 장기적인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을 아이가 배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때문에 부루마불 초반부의 기동력,

그리고 이 기동력을 실물 자산화하는 메커니즘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늘 말씀드리는,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엉덩이가 가벼워야 한다는 통설이 부루마불에도 적용된답니다.

3. 서울

서울은 부루마불의 종합운동장역이요, 고속터미널역입니다.

모두가 서울을 손에 넣으려고 노력하고, 서울을 얻는 자는 최후까지 생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플레이어는 자칫하여 서울을 밟게 되면 바로 파산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모두의 생과 사를 가르는 서울.

부루마불은 기본적으로 주사위 숫자만큼 정해진 지도상에서 말을 옮기는 선형적, 1차원적인 환경이지만,

씨앗증서라던지, 우주선, 콩코드 여객기 등의 이벤트로 인해 특정 도시로 말을 옮기는 2차원적인 환경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은 2호선 9호선 더블 역세권이라고도 볼 수 있지요.

더블 역세권인 서울은 산술적으로는 2배의 가치를 가지겠으나, 한 번에 플레이어 하나를 파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2배 이상의 파급력을 가집니다.

임대료 상한제 환경에서 가장 치명적인 임대료와 더블 역세권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만으로도, 중반부 이후 서울의 호가는 최초 매입가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곤 합니다.

양극화의 끝단에 프리미엄이 크게 끼는 자본주의의 모습을 서울은 여실히 보여준답니다.

4. 뉴욕~ 로마~ 도쿄~ 파리~ 런던

콩코드 여객기도 팔고, 웃돈도 쥐여주며 이 다섯 도시를 집요하게 매집하는 플레이어도 등장합니다.

부루마불 4면 중 한 면을 통째로 사들이는 방법인데요,

이런 전략이 등장한다면 아이를 칭찬해 주시고 1, 2차대전의 란체스터 전략을 설명해 주면 좋겠습니다.

최대 마진 상품과 최대 마진 시점을 포착해 가용자원을 모두 집중하면, 현재의 불리한 전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란체스터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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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렇게 키워드를 엮으면 엮을수록 돈이 된다는 사실도 아이가 체득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키워드를 뽑아내고, 이들을 엮기 위해서는 인문학을 공부해야 된다는 것을 아이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될 겁니다.

5. 파산자의 등장

중반부에는 드디어 파산자가 등장합니다.

파산자는 개인회생 절차에 따라 빚을 갚고 게임에 복귀할 때까지 나머지 3인의 잔심부름을 하게 마련입니다.

과일을 깎는다든지 음료를 가져다준다든지, 춤을 추면서 유흥을 제공하고 씨앗은행에서 용돈을 받습니다.

이렇듯 아이에게 일종의 '근로자 역할'을 맡겨보고, 그것을 어떻게 느꼈는지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만약 근로자의 역할을 비참하게 느꼈다면 아이는 후일에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답니다.

그러나 아이가 근로자의 역할에 편안함을 느꼈다면, 아이에게는 조금 더 자본주의를 익히고 성장할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어쨌든 이렇게 개인회생 절차를 거친 아이에게는 다시 게임에 복귀할 종잣돈을 마련해 줍니다.

다시 '사업'을 시작하게 된 아이는 '파산 후 다시 사업을 일으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닫게 될 겁니다.

6. 은행장 카드

중반부에서 후반부로 넘어가는 시점에 우리는 '은행장'을 자원 받습니다.

은행장이 된 플레이어는 보유 자산을 모두 청산하고 사업을 철수하게 됩니다.

청산 시점의 자기자본은 은행의 자기자본이 되고, 이때부터 나머지 세 플레이어는 은행장에게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합니다.

은행장은 가족이 정한 자기자본비율(BIS 비율)에 따라 담보대출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만,

아이들은 담보대출에 대한 개념이 약하기에 부모 중 한 명이 은행장의 역할을 맡아주면 좋답니다.

은행장의 권력은 막강합니다.

담보대출을 실행하고 이자를 받을 수 있으며, 한 바퀴 돌 때마다 받는 월급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습니다.

자기자본비율은 이자를 결정합니다.

이자가 올라가면 월급도 올라가고, 이자가 내려가면 월급도 내려갑니다.

은행장은 꾸준히 대차대조표를 키우돼

신용이 확실한 플레이어 위주로 우량자산을 담보로 잡아 채권자로 활동하게 됩니다.

단, 은행장이 지나친 시장개입으로 마켓룰을 훼손하지는 못하도록 적절한 규칙을 만들어 두는 것도 좋을 겁니다.

7. 월급 0의 시대

그러다 월급이 0이 되는 시기가 도래합니다.

중반부만 되어도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지불하는 임대료가 월급을 앞지르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월급이 0이 된다면 어떨까요.

기존의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어쩌면 우리는 반대로 디플레이션을 경험할 수도 있지요. 기동력을 발휘할 수록 지갑이 가벼워지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 시기와는 반대로 어느 순간, 무인도에 발을 묶고 시간을 낚는 플레이어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경제 지식이 어느 정도 쌓이면 씨앗 증서에 디플레이션 카드를 넣어도 좋답니다. 30분 동안 임대료 반값과 같은 조건을 걸어두면 재밌는 광경이 벌어집니다.

보유 부동산을 은행장에게 급처분하는 플레이어가 등장하는가 하면, 이 시기에 자산 재조정을 통해 보유 자산의 체력을 다지는 플레이어도 눈에 띕니다.

이렇듯 다양한 거시환경을 만들어서 아이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좋습니다.

8. 후반부

세 명의 플레이어 중 나머지 두 명이 파산하면, 이제 최종 생존자 1인과 은행장만 남게 되겠지요.

이제 각자의 대차대조표를 정리하면서 최종 승자를 가려보면 좋습니다.

의외로 은행장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게임의 묘미입니다. 이를 통해서 아이들은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배우게 될 겁니다.

부루마불이라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최후에 살아남는 자는 결국 은행과 사업가이고,

근로자는 유흥을 제공하는 조연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마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아이들과 부루마블을 즐기기 보다는, 발로 뛰며 물건을 찾아야 하는 시기로 봅니다.

금리하락기에는 부자와 빈자가 결정된다면, 지금과 같은 금리인상기에는 작은 부자와 큰 부자가 결정되는것 같습니다.

선별적인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로, 포지션을 늘릴 시점으로 보고 특정 상품군을 모니터링중입니다.

투자가 현재 진행형인 관계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는 점 독자분들께 죄송하옵고, 마무리 되는대로 후기로 속시원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신사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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